겨울철이면 항상 내가 즐겨 먹는 음식이 있다. 아롱사태 수비드이다. 준비하는데 상당한 에너지가 드는 요리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음식이다. 겨울을 따뜻하고 풍족하게 보낼 수 있는 아롱사태 수비드 만드는 법에 대해서 공유하도록 하겠다.
비용
경기가 어렵다. 밖에서 소고기 수육에 소주 몇 잔 마시면 10만원 금방이다. 하지만 집에서 해 먹으면 이보단 1/4은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수육은 불에 굽지 않은 고기이므로 몸에도 좋다. 밖에 추운데 머하러 나가는가. 집에서 뜨근한 사골 육수에 아롱사태 슈육에 소주 한잔 하고, 쌓였던 스트레스 확 날려버리길 바란다. 친구들 만나면 머 하는가. 다들 머리만 굵어져서 자기 할 말만 하는데 그냥 조용히 한잔하고 푹 자는 게 제일이다.
준비물
아롱사태, 냄비, 물, 수비드머신, 수비드 컨테이너, 진공포장기, 셰프장갑, 얼음팩
조리과정
코스트코에서 구매한 아롱사태를 물에 씻는다. 근막 같은 건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팔팔 끓는 물에 20분 정도 데친다. 그럼 길쭉길쭉 롱다리 아롱사태가 짜리 몽땅 하게 쭈구리가 되어 나온다. 아롱사태를 데치는 이유는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서이다. 양이 많으면 (4 덩이 이상) 20분, 양이 적으면(1~2 덩이) 10분만 데친다.
가열된 아롱사태를 찬물로 헹구고 식을 때까지 방치한다. 그 이유는 진공포장 시 습기가 차면 진공이 잘 안 잡히기 때문이다.
진공팩에 아롱사태를 포장한다. 포장은 두 번 한다. 첫 포장을 하고 가볍게 접고 마지막 포장에 진공을 잡는다.
73℃, 16시간 수비드를 진행한다. 오랜 기간 수비드할 경우 물이 다 증발할 수 있으니 뚜껑 필수이다. 수비드 컨테이너 살 돈이 아까워 들통에 수비드를 하고 랩으로 물의 증발량을 최소화하였다. 우측 사진은 16시간 이난 후 모습이다. 16시간 이상만 하면 된다. 필자도 시간계산 잘못해서 5시간 더 했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서 시간 역산을 잘하자.
수비드가 완료되면 얼음물에 40분 정도 칠링 한다. 그 이유는 바로 냉동실에 넣을 경우 열효율이 좋지 않으며, 서서히 식는 과정에서 고기 안에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칠링시간은 40분~1시간 정도 진행하고 고기가 충분히 식었는지 확인한다.
칠링 후 바로 냉동실에 때려 넣어도 되지만 우리는 4인 가족이므로 2 덩이씩 다시 소분하였다. 좌측 사진을 보면 기름이 콜라겐처럼 굳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따듯한 물로 씻는다. 아롱사태는 생각보다 기름이 많아 조리할 때에도 느끼하다. 기름기 제거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담백하게 뽑아내는 것이 좋다.
콜라겐(?) 같은 기름기를 다 제거한 후 아롱사태의 모습니다. 고기는 열을 가할수록 점점 작아진다. 슬프다.
하지막으로 2개씩 소분 진공하여 냉동실에 넣으면 끝이다. 냉동실에서 꺼내 먹을 때에는 해동 2분 정도 돌리고, 칼로 썰어서 사골국, 소고깃국, 물에 빠진 소소기가 필요한 곳에 조금씩 넣으면 된다.
맛
감히 자부할 수 있다. 식감이 너무 부드러워 어이가 없다. 이왕이면 스지를 사서 함께 먹어야 식감이 재미있다. 고기 자체에서 나도는 기름이 상당하다. 탕을 해 먹을 때는 이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마트에서 파는 천 원짜리 사공육수에 부추와 팽이를 깔고 끓여 먹으면 그날 소주는 사망이다. 느끼함을 잡기 위해서는 찍어먹는 간장 소스를 잘 만들어야 한다. 정육점 참소스에 청양고추를 얇게 썰어 라무무진 스타일의 간장소스면 느끼함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청량고추도 사망이다. 느끼해서 계속 먹게 된다.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봉골레 파스타 (2) | 2024.12.01 |
---|---|
경남고성 한정식 솔아솔아 (2) | 2024.11.29 |
싱싱세꼬시 횟집 (2) | 2024.11.23 |
서산 해오름 해물 칼국수 (0) | 2024.11.20 |
감골묵촌, 북단양 매포 곱창전골 (19) | 2024.11.19 |